과거 채식주의로 불렸던 비건.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과 동물복지,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단순히 채식주의 뿐만 아니라, 일상 속 무해한 삶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소소하지만 작은 실천들을 모두 비건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요. 이렇게 비건은 하나의 가치관으로서 ‘비거니즘’이라는 신조어로 불릴 만큼 삶의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요. 비건이 주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 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미닝아웃(Meaning Out, 가치관이나 신념을 기준으로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소비 성향, ESG경영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비건 관련 주요 연관어 증감 추이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는 건강, 음식, 재료 등 주로 식음료에 대한 연관어가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2021년에는 뷰티,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 비건이 적용되면서 성분, 피부, 화장품, 뷰티, 인테리어 등의 연관어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해요. 우리의 삶 전반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비거니즘. 한번 떠올려 볼까요?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때때로 비거니즘인 적은 없었는지. 화장품을 고를 때, 음식을 먹을 때, 옷을 살 때, 커피를 마실 때 지구를 위한, 사회를 위한 선택을 한적은 없었는지 말이죠! 동물, 환경보호 등은 물론 윤리적인 소비 의식까지 더해져 삶의 또 다른 태도로 자리잡고 있는 비건! 나도 모르게 때때로 실천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비거니즘을 위해 각종 업계 중, 식음료와 패션쪽에서 어떠한 움직임들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해요.
# 때때로 비건음식! – 식음료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육류 및 유제품을 줄일 경우 최대 73%의 탄소 발자국(제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요. 즉, 채식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죠. MZ세대들의 ‘간헐적 비건’도 이러한 가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소비 트렌드인데요. 간헐적 비건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를 의미해요. 개인마다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동물성 식재료를 거부하는 비건보다 실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유명 편의점에서 몇 년 전부터 너도나도 비건식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GS25는 호주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페이머스소다’를 내놓았는데요. 이 음료는 무첨가물, 무방부제, 천연 재료로 만들었고 칼로리가 8kcal에 불과해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CU는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론칭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론칭 3년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삼각김밥, 유부초밥과 식물성 소고기 볶음 고추장을 담은 채식 전주비빔 삼각김밥, 두유크림 파스타 등을 선보였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1년 1~10월 GS비건 상품 매출액은 작년 동기간보다 23배 늘었고, CU 역시 같은 기간 비건 상품 매출액이 21.1배 상승했다고 해요. 양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최근 가치소비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비건 등 채식주의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매출액도, 제품 라인업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웰니스 브랜드 일일하우에서는 100% 비건 프로틴 음료를, 대체육 간편식 스타트업 브라잇벨리는 식물성 기반 대체육에 국내 김치를 추가한 플랜트 김치왕교자 등 식품 업계가 비건 간편식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비건 식음료 더 알아보기
✔️ 비건 유튜버 ‘초식 마녀’ : https://bit.ly/3sCigDO
✔️ 세븐일레븐 비건 제품 ‘그레인 시리즈’ 관련 기사 : https://bit.ly/3LdP8Jt
✔️ 오뚜기 비건 브랜드 관련 기사 : https://bit.ly/3FTLsLV
✔️ 크래프트하인즈 셀렉션 캠페인(비건 레스토랑 콜라보) 관련 기사 : https://bit.ly/3McOSM6
#때때로 비건을 입다! - 의류
유니클로, H&M, 자라 … 국내외 SPA 브랜드 매장에 들어서면 저렴한 가격의 형형색색 옷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어요. 트렌드에 맞는 신상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컬러로 소비자들의 눈 뿐만 아니라 열고 닫히는 지갑까지 바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빠른 트렌드 반영과 함께 저렴한 가격, 즉 착한 가격이라고 불리면서 소비자들의 옷장을 열심히 채우고 있는데요. 알고 계시나요? 착한 가격은 환경 오염에 대한 고려 없이 저렴한 소재를 사용하고,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해외 노동력을 착취한 것에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을요!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탄생한 비건 의류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낫아워스(https://thenotours.com/’ 입니다. Not Ours. 우리의 것이 아닌, 이라는 뜻은 동물의 털과 가죽이 우리의 것이 아닌 동물들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요. 낫아워스는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노동착취 없는 옷을 만드는데요. 낫아워스는 첫 프로젝트로 2017년 페이크퍼 코트를 텀블벅 크라우드 펀팅 사이트에 판매하였는데, 큰 반향을 일으킨 건 아니지만 다소 높은 금액대임에도 볼구하고 목표 금액을 달성하였다고 해요.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한 것과 동시에 비건 패션에 소비자들도 관심이 있다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던 것이죠! 이후 낫아워스는 스웨트셔츠, 페이크레더 가방, 지갑 등으로 확대하여 비건 의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요. 유기농 면을 사용하고, 동물 가죽은 비건 가죽으로, 자개 단추는 야자나무 단추로 대체하며 유행이 지나 버려지는 옷이 아닌 가급적 질리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는,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1년에 열 번 가량 의류, 가방, 지갑, 소품 등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대량으로 생산하기 보다 사전 주문을 받아 필요한 양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제작하는 시스템 다른 브랜드들이 SS/FW 시즌을 나눠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는 것과 확실히 비교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트렌디한 제품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해요. 유행성이 강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면 패스트 패션으로 흐를 수 있잖아요. 내구성이 강한 기본 아이템 위주로 만들어요. 면도 유기농, 피마코튼 등 고품질을 사용하고요. 패션도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왔어요. 소비자의 시선이 변하면서 패션기업들의 방향이 바뀌고, 또 다른 소비자도 비건 패션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고요.
(신하나, 낫아워스 대표)
명품 위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도 21년 FW 한정판으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악어가죽 대신, 버섯 곰팡이로 만든 가죽을 사용한 빅토리아 백을 선보였어요. 구찌 역시 21년 100주년을 맞아 자체 개발한 목재 펄프 신소재 데메트라를 선보이고, 해당 소재를 활용하여 비건 운동화 3종을 출시하였습니다. 명품 브랜드 역시 동물성 원료 사용을 지양하는 비거니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와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듯 해요.
✅ 비건 패션 기사 보기
✔️ 버섯 곰팡이, 파인애플 잎 … 가죽도 친환경 비건 시대(https://bit.ly/3yBNRsW)
✔️ 포도 껍질, 버섯, 선인장으로 가죽 만든다고? 비건 패션은 진화중(https://bit.ly/39mgHD8)
✔️ 구찌 모회사 패션그룹 케링, 비건가죽 스타티업에 투자(https://bit.ly/3wbmvbz)
✔️ 친환경 패션 플랫폼 에코그램 본격 출범(https://bit.ly/3wcY6CC)
소비는 하나의 실천이 될 수 있어요. 무엇을 살지 고르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사지 않을 지 결정하는 것도 실천으로서의 소비이지요. 비건, 비거니즘 … 그래도 아직까지 일상 속에서 실천하기에 다소 어려운 것으로 느껴지시나요? 쉽게 생각해 보자고요.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을 가지 않고, 펫샵을 소비하지 않는 것! 또한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이나 생리대 등을 사용하는 것! 더 나아가 비건 패션을 소비하고 간헐적 채식을 해보는 것 또한 소소하지만 단단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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