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찰칵. 서울 성수동과 같이 소위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동네를 5분만 어슬렁어슬렁 걸어보세요. 단언컨대 찰칵! 카메라 소리를 5분 안에 최소 3번 이상은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유럽에 온 건 아닌지 의심케 하는 인테리어와 예쁜 음식부터, 형형색색 눈과 입을 사로잡는 디저트와 커피까지! 사람들은 일상의 순간들을 기록하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요즘 MZ 세대들에게 사진이란 단순히 일상을 기록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인생네컷, 셀프 스튜디오, 바디프로필, 개인 화보 등을 보면 그들에게 사진이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한 장의 사진에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담는 MZ세대들을 '포토프레스'라고 합니다. 포토(Photo) + 프레스(Press), 말 그대로 사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는 의미인데요. 이처럼 사진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표현해 내는 포토프레스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들이 만든 트렌드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해요!
# 식상한 증명사진은 BYE~ 컬러 증명사진 ‘시현하다’
시현하다. ‘동사인가? 이게 뭐지?’ 싶으신 분들 있으신가요? 아마 시현하다를 잘 모르고 계시더라도, 이 사진을 보면 바로 무릎을 탁! 치며 ‘이거구나!’ 하실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요. ‘시현하다’는 아날로그 감성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사진관인데요. ‘누구나 고유의 색이 있다’는 슬로건 아래 다소 정형화되어 있는 증명사진에 컬러 배경을 최초로 도입한 브랜드입니다. 기존의 사진관들이 진행해왔던 보편적인 미인상에 맞는 보정이나 배경이 아닌, 개개인만의 개성과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가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지요. 현재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연예인, 기업들과의 협업 등 활발한 프로젝트 및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시현하다는 예약을 하더라도, 몇 주, 몇 달은 기다려야 찍을 수 있을 만큼 아주 핫한 사진관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시현하다를 찍는다면, 스스로에게 어떤 컬러를 입혀주고 싶으신가요?
# 지금 이 순간을 네컷에 담아, 인생네컷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포토부스와 소품들로 가득한 가게를 쉽게 목격할 수 있어요.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티커 사진이 보다 트렌디한 감성을 담아 인생네컷으로 재탄생하였는데요. 어느 곳이든 웨이팅 없이는 찍기 힘들다는 인생네컷!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인생네컷은 무려 95만 회가 넘었고, 최근에는 혼자서 인생네컷을 찍는 것이 유튜브 브이로그의 단골 소재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작가 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음악 등의 홍보수단으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최근 개봉한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주연의 영화 ‘브로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배우들. 최근 신곡을 출시한 헤이즈 등이 인생네컷 컨셉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작품 등의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 셀프 화보/스튜디오
인생네컷에서 더 나아가 전문적인 장비를 바탕으로 보다 더 멋진 사진으로 본인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데요. 이러한 니즈를 토대로 셀프 스튜디오가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고, 요즘엔 포토부스만큼이나 흔하게 셀프 스튜디오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먼저 공효진, 김나영, 현아, 차은우까지 많은 연예인들이 다녀간 포토매틱(@photomatic_official)은 셀프 스튜디오 유행을 처음 일으킨 곳이라 할 수 있는데요. DSLR이 세팅되어 있는 공간에서 직접 셔터를 누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15분간 흑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매틱 블랙이 포토매틱의 시그니처 상품이지만,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포토매틱 필름으로 변경해 필름 카메라 촬영도 할 수 있다고 해요. 디지털 사진과는 다른 빈티지하고 따스한 감성의 내 모습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이지요!
카메라 대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독특한 촬영 방식을 고수하는 스튜디오도 있는데요. 바로 사진온실(@sazinonsil)입니다. 사진온실은 개인경관(個人鏡顴) 거울 경, 볼 관을 사용하여 거울을 통해 개인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사진관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거울을 통해 자신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보며, 마주 보고 대화하듯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해요.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 거울을 이용했던 것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도록 고안해냈다고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과정 속에서 그동안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고 해요.
사진온실은 거울 속 나의 모습을 찍는 특징 말고도 오랜 시간 보존할 수 있도록 미술품 보존에 사용하는 중성 아트지(한지)에 프린트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진과 관련된 모든 재료를 오랜 시간 보존할 수 있는 것들로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해요. 이들의 진정성이 통했던 걸까요? 사진온실의 거울을 통한 경험 디자인과 철학은 2021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브랜딩 부분을 수상 했습니다.
지금까지 포토프레스의 특징과 트렌드를 알아보았는데요. 종종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속수무책으로 흘러가버리는 시간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어떤 날은 과거 사진을 곱씹으면서, 힘든 시간을 삼켜내기도 하지요. 오늘, 혹은 주말에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포토부스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속수무책으로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의 나와 우리를 작은 프레임 안에 간직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의 찰나들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찰나가 모여, 하나의 인생이 되듯 찰나를 포착한 사진들로 여러분의 인생이 풍성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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